미루고 있는 나를 깨우는 고통의 기술

미루고 또 미루는 나를 바라보며, ‘왜 이럴까?’ 한탄하게 되는 순간이 있습니다. 해야 할 일은 분명히 알고 있는데, 몸은 쉽게 움직이지 않지요. 이럴 때 우리는 보통 “집이나 청소할까”, “계좌 정리나 해볼까” 하며 다른 할 일을 만들어냅니다. 혹은 그냥 가만히 앉아 ‘의욕이 생기길’ 기다립니다. 하지만 이런 방법들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하고, 대부분 마감 직전의 불안감에 몰려 일을 처리하거나 아예 포기하게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미루기

그런데 이 미루기의 악순환에서 벗어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흥미로운 연구가 있습니다. 바로 ‘중독’ 관련 연구에서 유래한 내용인데요. 핵심은 도파민의 작용 구조에 있습니다. 도파민은 보상과 동기의 핵심 신경전달물질로, 어떤 일을 통해 급격히 도파민이 치솟으면 그 후에는 반드시 ‘급락 구간’, 즉 도파민 저점을 겪게 됩니다. 놀라운 사실은, 이 저점의 깊이와 회복 속도가 그 직전에 얼마나 급격하게 도파민이 상승했는지에 비례한다는 것입니다.

 

이 원리를 우리 일상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까요?

예를 들어, 지금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고 무기력한 상태라고 해보겠습니다. 일반적으로는 그 상태를 회피하거나, 덜 중요한 일로 관심을 돌리게 되지요. 하지만 연구에 따르면, 지금 느끼고 있는 무기력보다 더 ‘불편한 상태’로 자신을 일부러 밀어 넣으면, 훨씬 빠르게 도파민 저점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불편한 상태’는 신체적 혹은 심리적으로 큰 손상을 주는 고통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세 번 강조해도 모자란 부분인데요, 절대로 자신을 해치는 방식이 아닙니다. 그보다는, 예를 들어 차가운 물에 들어가는 냉수 샤워 같은 것이 해당됩니다. 몸이 움찔할 정도로 차가운 물에 들어가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고통스럽다’고 느끼게 되죠. 하지만 이는 안전한 자극이고, 도파민의 반등을 유도하는 데 효과적입니다. 실제로 냉수 자극은 도파민 수치를 몇 시간 동안 증가시키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또 하나의 예는 명상입니다. 평소 명상에 익숙하지 않다면, 단 5분간 눈을 감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오직 호흡에 집중하는 일조차도 매우 어렵고, 불편하고, 지루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의도된 불편함이야말로 도파민 저점에서 빠르게 빠져나오는 데 도움이 됩니다.

결국 핵심은 이렇습니다.

 

무기력하거나 아무것도 하기 싫을 때, 오히려 더 ‘불편한 활동’을 짧게라도 시도해보십시오.

 

청소처럼 익숙하고 편안한 회피성 행동이 아니라, 냉수 샤워, 고강도 짧은 운동, 명상, 혹은 일부러 어려운 글을 읽는 것처럼 지금 상태보다 더 깊은 집중과 불편함을 요하는 활동이어야 합니다. 이러한 불편한 경험은 ‘무기력 상태’라는 도파민 저점에서 빠르게 회복하게 해줄 뿐 아니라, “나는 어려운 일을 해낼 수 있는 사람이다” 라는 내적 확신도 함께 심어줍니다. 그 결과, 결국에는 진짜로 해야 하는 그 일, 미뤄두었던 그 일을 향해 다시 발걸음을 옮기게 됩니다. 당장 적용할 수 있는 방법 다섯 가지 정도를 미리 정해두는 것도 좋습니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은 것들입니다:

1. 차가운 물로 30초 샤워하기
2. 조용한 공간에서 5분간 눈 감고 명상하기
3. 팔굽혀펴기 10회 하기
4. 한 페이지짜리 철학 글 읽기
5. 스마트폰 없이 산책 10분 하기

이 다섯 가지 중 하나를 시도한 후, 중요한 업무로 넘어가 보십시오. 그 변화는 생각보다 빠르게, 그리고 깊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다시 동기부여를 찾기 위해 필요한 건 기다림이 아니라, 작은 불편함을 감수하는 용기일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