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 / 2025. 5. 16. 10:59

이성과 감정 사이에서 실천형 인간, 전두엽 인간이 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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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과 감정 사이, 당신 안의 '전두엽 인간'을 깨우는 법

— 게으름과 미루기를 넘어, 행동하는 삶으로 나아가기 위한 통찰과 실천

 

혹시 이런 경험 없으신가요? '오늘은 꼭 일찍 일어나 운동해야지', '퇴근하고 영어 공부 30분만 하자', '이 보고서 오늘까지 꼭 마무리하자'라고 마음먹지만, 아침에는 이불 속의 유혹에, 퇴근 후에는 소파의 안락함에, 보고서 앞에서는 막막함에 결국 '내일부터'를 외치게 되는 경험 말이죠.

우리는 분명 해야 할 일과 하고 싶은 일을 구분할 줄 아는 이성적인 존재인데, 왜 자꾸만 눈앞의 편안함이나 막연한 불안감에 굴복하게 되는 걸까요? 이것은 바로 우리 뇌 안에 존재하는 두 가지 강력한 힘, 이성을 담당하는 전두엽과 감정을 담당하는 변연계 사이의 오래된 갈등 때문입니다. 그리고 오늘 우리는 이 갈등 속에서 어떻게 하면 이성이 주도권을 잡고, 게으름과 미루기를 극복하여 행동하는 삶, 즉 우리 안의 '전두엽 인간'을 깨울 수 있을지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자 합니다.

 

우리 안의 '변연계 인간'이 속삭일 때

지난 글에서도 살펴보았듯, 미루기나 게으름은 단순히 의지력 부족이 아니라 우리 뇌의 본능적인 반응과 깊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새로운 도전이나 어려운 과제 앞에서 스트레스나 불안 같은 불편한 감정이 일어날 때, 우리 뇌의 변연계는 재빨리 경고 신호를 보냅니다.

 

"위험해! 불편해! 이걸 피해야 해!"

 

이 강력한 감정적 신호는 장기적인 이익을 계산하는 전두엽의 목소리를 잠재워 버립니다. 당장의 불편함을 회피하고 즉각적인 편안함(소파에 눕기, 스마트폰 보기 등)을 선택하게 만드는 것이죠. 이것이 바로 감정에 휩쓸려 즉각적인 만족만 추구하는 우리 안의 '변연계 인간'의 모습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압니다. 변연계의 속삭임에만 따르면 장기적으로 후회하고, 목표 달성에 실패하며, 자존감이 낮아진다는 것을요. 진정으로 우리가 원하는 삶, 성장하고 발전하는 삶은 전두엽의 계획과 실천을 통해 이루어진다는 것을요.

 

'전두엽 인간'이 된다는 것의 의미

그렇다면 '전두엽 인간'이 된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이는 감정을 느끼지 않는 로봇이 되는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슬픔, 기쁨, 불안, 두려움 등 모든 감정은 인간의 자연스러운 부분이니까요. '전두엽 인간'이 된다는 것은 다음과 같은 삶의 태도와 능력을 기르는 것을 의미합니다.

 

  • 명확한 목표 설정 및 계획 능력 - 추상적인 바람이 아닌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 목표를 세우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단계별 계획을 세울 수 있습니다.
  • 충동 조절 및 만족 지연 능력 - 당장의 유혹이나 즉각적인 보상에 흔들리지 않고, 장기적인 목표를 위해 현재의 어려움을 감수하거나 만족을 미룰 수 있습니다.
  • 문제 해결 및 유연한 대처 능력 - 예상치 못한 어려움이나 실패에 좌절하기보다, 문제를 분석하고 다양한 해결책을 모색하며 유연하게 대처합니다.
  • 감정 조절 및 스트레스 관리 능력 -  부정적인 감정이 들더라도 그것에 압도되지 않고, 감정을 인지하고 조절하며 건강하게 스트레스를 관리합니다.
  • 실행력 - 세운 계획을 미루지 않고 실행하며, 꾸준히 목표를 향해 나아갑니다.

 

이러한 능력들은 하루아침에 길러지지 않습니다. 우리 뇌의 변연계 회로는 매우 강력하게 연결되어 있지만, 전두엽 역시 훈련을 통해 강화될 수 있습니다. 마치 근육처럼 말이죠.

 

당신 안의 '전두엽 인간'을 깨우는 실천 전략

이제 본격적으로 우리 안의 '전두엽 인간'을 깨우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들을 살펴보겠습니다. 이는 앞서 논의했던 신경과학, 심리학, 불교, 철학, 그리고 사상가들의 통찰을 기반으로 한 실천 전략들입니다.

 

  1. '알아차림'으로 감정 회피의 고리를 끊으세요 (신경과학, 불교: 마음챙김) - 미루고 싶은 마음이 들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그 마음과 함께 일어나는 감정(불안, 지루함, 막막함 등)을 '알아차리는' 것입니다. 변연계는 우리가 감정을 무의식적으로 회피할 때 더 큰 힘을 발휘합니다. 하지만 『니까야』에서 가르치는 '마음챙김(사띠)' 수행처럼, '아, 지금 내가 이 일을 피하고 싶어 하는구나', '불안한 감정이 올라오는구나' 하고 객관적으로 인지하는 순간, 감정 회피의 자동적인 고리가 끊어지고 전두엽이 개입할 틈이 생깁니다. 판단하거나 자책하지 말고, 그저 '알아차리는' 연습부터 시작하세요.
  2. '소행 반복'으로 행동의 업을 쌓으세요 (불교: 업식 전환, 제임스 앨런) - 제임스 앨런은 생각의 씨앗이 행동, 습관, 운명을 만든다고 했습니다. 불교적으로는 반복된 행위가 '업'이 되어 무의식에 저장된다고 보죠. 미루는 습관이 굳어진 것은 그동안 '미루는 행동'을 반복하여 '미루는 업'이 쌓였기 때문입니다. 이를 바꾸는 강력한 방법은 '행동하는 업'을 쌓는 것입니다. 처음부터 완벽하게, 오랜 시간 하려고 하지 마세요. 그 압박감 때문에 변연계가 더 강하게 저항할 겁니다. 
    • 보고서 쓰기가 목표라면, '컴퓨터 켜고 보고서 파일 열기'만 하세요. 그것조차 힘들다면 '보고서 파일이 있는 폴더 열기'만 하세요.
    • 운동하기가 목표라면, '운동복으로 갈아입기'만 하세요.
    이렇게 아주 작은 행동이라도 '시작하는' 경험을 반복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積小作之(소행 반복)'의 힘을 믿으세요. 작은 성공 경험이 뇌에 긍정적인 보상 신호를 주어 전두엽 회로를 강화하고, '행동하는 나'라는 새로운 업을 쌓아갈 수 있습니다.
  3. '환경 설정'으로 의지력 낭비를 막으세요 (심리학) - 우리의 의지력은 한정적입니다. 끊임없이 유혹과 싸우는 데 에너지를 낭비하면 정작 중요한 일을 할 힘이 남지 않습니다. 환경을 미리 설정하여 불필요한 선택의 순간을 줄이고, 변연계의 유혹에 노출될 가능성을 낮추는 것이 현명합니다.
    • 스마트폰 알림 끄거나 멀리 두기
    • 해야 할 일에 필요한 자료 미리 꺼내두기
    • 방해받지 않는 시간과 공간 확보하기
    • 운동 갈 옷 미리 준비해두기
    이러한 환경 설정은 전두엽이 해야 할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강력한 지원군입니다.
  4. '왜 이 일을 하는가' 내적 동기를 연결하세요 (심리학: 자기결정성, 대승불교: 원력, 에머슨: 자기 신뢰) - 강요된 일은 미루고 싶게 만듭니다. 하지만 그 일이 나의 가치관과 연결되어 있거나, 장기적인 목표 달성에 필수적이거나, 혹은 나를 넘어 타인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일이라면(대승불교의 원력처럼), 우리는 훨씬 강력한 내적 동기를 얻습니다. 에머슨이 말한 '자기 신뢰'는 외부의 기준이 아닌 내면의 목소리, 즉 '나는 왜 이 일을 하려 하는가'라는 근원적인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과 연결됩니다. 내가 하는 일의 의미를 스스로 발견하고 납득할 때, 전두엽은 비로소 진정한 힘을 발휘하게 됩니다.
  5. '불편함'을 성장의 신호로 받아들이세요 (철학: 실존 직면, 칸트: 실천 이성) - 미루는 일은 대부분 불편함을 동반합니다. 이 불편함은 변연계가 '위험하다'고 느끼는 신호이지만, 전두엽 인간에게는 '성장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로 재해석될 수 있습니다. 하이데거가 말한 실존의 불안을 직면하는 것처럼, 일을 통해 마주하게 되는 어려움이나 나의 부족함은 피해야 할 것이 아니라 나의 존재를 더 깊이 이해하고 성장할 기회입니다. 칸트의 실천 이성처럼, 감정적인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마땅히 해야 하는 일'을 선택하는 것은 이성적인 존재로서 우리의 존엄성을 지키는 행위입니다. 불편함을 회피하지 않고 감수하는 연습이야말로 전두엽을 강화하는 가장 강력한 훈련입니다.
  6. '완벽주의'의 덫에서 벗어나세요 - 종종 미루기는 '완벽하게 해내야 한다'는 압박감에서 비롯됩니다. 완벽하지 못할 것 같다는 두려움이 시작조차 하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죠. 하지만 세상에 완벽한 시작은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진행'이지 '완성'이 아닙니다. 처음에는 부족하더라도 괜찮습니다. '완벽' 대신 '완료'에 초점을 맞추고, 일단 시작하여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경험을 통해 성취감을 느끼는 것이 전두엽을 강화하고 미루는 습관을 깨는 데 훨씬 효과적입니다.

여정으로서의 '전두엽 인간' 되기

'전두엽 인간'이 되는 것은 단숨에 이루어지는 마법이 아닙니다. 그것은 평생에 걸친 꾸준한 연습과 성찰의 여정입니다. 어떤 날은 이성이 감정을 이기고 계획대로 착착 진행되겠지만, 어떤 날은 변연계의 유혹에 넘어가 하루를 허비할 수도 있습니다. 괜찮습니다. 중요한 것은 넘어졌을 때 다시 일어나는 회복 탄력성입니다.

 

미루는 자신을 자책하며 에너지를 낭비하기보다, '아, 오늘은 변연계가 강했구나. 내일은 작은 것부터 다시 시작해 보자' 하고 스스로에게 친절하게 이야기해주세요. 『채근담』에서 강조하듯, 마음을 고요히 다스리며 눈앞의 작은 일에 집중하는 연습을 통해 우리는 혼란 속에서도 평온을 찾고 꾸준히 나아갈 수 있습니다.

 

당신 안에는 분명 목표를 세우고, 계획하고, 실행하며,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전두엽 인간'의 잠재력이 있습니다. 오늘, 아주 작은 한 걸음부터 시작하며 그 잠재력을 깨워보는 것은 어떨까요? 그 작은 시작이 당신의 삶을 원하는 방향으로 이끄는 위대한 여정의 시작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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