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이슈 / / 2025. 1. 20. 19:41

2030 세대가 이끈 서울서부지방법원 폭동, 무엇이 달랐나?

반응형

촛불집회를 경험하신 분들이라면 한두 번쯤은 "태극기 부대"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노년층 집단을 보신 적이 있을 겁니다. 이분들은 집회 반대편이나 멀리 떨어진 곳에서 시끄럽게 소리를 지르며 자신의 주장을 펼치곤 했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매우 과격한 모습일지 몰라도, 가까이에서 관찰하면 대체로 힘이 빠져 보이는 움직임과 설렁설렁한 태도로 인해 의지가 부족해 보였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시간이 조금 지나 늦은 밤이 되면, 이분들은 썰물처럼 사라져버리곤 했습니다. 떠난 자리에는 작은 태극기들만 쓰레기처럼 여기저기 버려져 있었습니다.

반면, 촛불집회는 참가자들이 자발적으로 모이고 해산합니다. 정해진 해산 시간이 없으며, 집회가 끝났다는 공식적인 알림도 없습니다. 그래서인지 집회가 완전히 해산되기까지 상당히 긴 시간이 걸리곤 했습니다. 몇 년 전 화제가 되었던 "키세스단"을 떠올려 보면, 집회 초기에는 많은 사람이 참여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일부는 자리를 떠나고, 남은 사람들은 은색 담요를 두른 채 밤새 자리를 지키는 모습이 있었습니다. 그야말로 자발적이고 느슨한 결속이 돋보였던 순간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장면을 떠올릴 때마다, 태극기 부대의 모습은 대조적이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의심하듯, 그분들 중 다수는 돈을 받고 나온 것이 아니냐는 추정에 저도 동의하게 됩니다. 예컨대, 세월호 참사 당시 단식 현장에서 피자를 먹으며 조롱하던 일부 사람들처럼, 결속력은 거의 없고 전형적인 찌질함으로 점철된 행동이 많았습니다. 누군가가 화를 내며 쫓아내려 하면, 쥐새끼처럼 놀라 도망치다가도 다시 조롱을 반복하던 모습들이 떠오릅니다.

 

그런데 이번 법원 폭동은 달랐습니다

최근 유튜브에서 본 "법원 폭동" 영상은 완전히 다른 양상을 보여줬습니다. 이번 집단은 이전의 느슨하고 결속력 없는 노년층 집단과는 전혀 달랐습니다. 무엇보다도 집회 참가자들의 연령대가 20~30대로 보이는 젊은 남성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구성원이 젊다는 점만이 이상했던 것은 아닙니다. 정말 이상했던 점은 폭력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의 부자연스러움대치 상황의 부재였습니다.

 

일반적으로 집회에서 폭력 사태로 이어지려면 긴 대치 상황과 심리적 갈등이 선행되기 마련입니다. 과거 광우병 집회나 촛불집회를 떠올려 보면, 경찰과 시민이 서로 마주 보며 긴장감이 흐르는 시간이 상당히 길었던 것을 기억하실 겁니다. 그리고 그러한 긴장감 속에서 누군가의 충동적 행동이나 경찰의 강압적 진압 명령 등이 도화선이 되어 충돌이 발생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법원 폭동은 그런 긴장감이 전혀 없었습니다. 대치 상황이 아예 존재하지 않는 듯 보였고, 오히려 어느 순간 순식간에 사람들이 경찰을 뚫고 치고 들어갔습니다. 유튜브 영상을 보면서 이들의 행동에서 느껴지는 괴리감과 부자연스러움은 매우 이상했습니다.

 

이들의 협동력은 설명하기 어려운 수준

특히 눈에 띄었던 점은 이들의 행동이 마치 훈련된 것처럼 협동적이었다는 것입니다. 치고 들어가는 순간, 이들은 흥분하거나 소리를 지르는 모습이 거의 없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집회에서 폭력을 행사하는 상황은 사람들의 감정이 고조되고 흥분도가 높아지면서 발생하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이번 경우, 이들은 흥분하지도, 미쳐 날뛰지도 않았습니다. 차분하면서도 빠르고 조직적인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그렇다고 이들이 군대나 경찰처럼 완벽하게 조직화된 것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일반적인 집회 참가자들의 느슨함과도 전혀 달랐습니다. 어느 정도의 협동력을 가진 새로운 형태의 집단처럼 보였습니다.


과거 촛불집회나 세월호 당시의 집회 모습과 비교했을 때, 이번 법원 폭동은 그 양상과 전개 과정에서 너무나도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단순히 나이대가 젊고, 행동이 조직적이라는 점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과정 자체가 매우 비현실적이고 부자연스럽게 느껴졌습니다. 이러한 변화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또 앞으로 집회와 시위의 양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반응형
  • 네이버 블로그 공유
  • 네이버 밴드 공유
  • 페이스북 공유
  • 카카오스토리 공유